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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를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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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내 배를 이리저리 잡아 땡기고 문지르더니 뭔가 문제가 있으니 수술을 해야한다고 한다. '전 오늘 졸업식이에요. 오늘은 안되요.'라 애원하니 링겔을 꽂아주고 졸업식엘 다녀오라한다. 주사바늘이 손목을 관통하는 그 순간 자지러지게 울었다. 그리고 링겔을 단 거치대를 돌돌돌 끌며 졸업식엘 갔다. 주사바늘이 들어간 손목이 계속 신경이 쓰이더니 졸업식장엘 가니 아픈지도 모르고 친구들과 인사를 한다. 간단한 인사뒤엔 대성통곡이 이어진다. '으허허허허헝, 나 수술해야한데. 나 아프데. 으허허허헝'
이렇게 꿈을 꾸고나니 이른 취침에 충분한 수면뒤에도 개운함이란 없다.라고 생각했겠지만 오늘은 이 모든게 내 '간'때문이야....라 생각하고 있다.
'간'이 안좋단다. 그래서 자도자도 피곤했던거였고 종종 발생했던 하혈도 그 때문이었고, 이래저래 맥아리없이 기운없었던 것도, 소화가 안되 꺽꺽 거렸던것도, 지하철에서 숨막혀 죽겄다 싶었던 것도 다 그놈의 간 상태가 안좋았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기운이 충만하지 못한 탓도 있다 한다. 허우대만보면 장군감인데, 내 간은 나도 모르게 약해져있었던가보다. 하긴 어찌알았겠어. 소화안되니 위가 안좋은가보다했고, 하혈을 하니 자궁쪽에 문제가있나했지.
이제라도 알았으니 하라는대로 해야지 싶다. 충분한 수면, 금주, 퀼트 금지, 힘든일금지. 충분한 수면과 금주는 자신있다만 퀼트 금지는 내게 있어 너무 가혹한 조치다. 내 삶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퀼트를 당분간 하지말라니! 에라이. 에라이. 못난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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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 두통을 끌어 않고 침대에 누워 오랜만에 슈퍼마리오 게임을 했다. 설거지며 청소며 빨래며 할일들이 많이 밀려있었다만 만사 귀찮았고, 머리도 아픈데 뭘 하냐 싶어 침대에 누워 게임을 했다. 헌데 게임을 하는데 마음이 계속 울컥거렸다. 평소답지 않게 나의 마리오가 오리에게 당해 게임이 끝나버리기도 하고, 평소답지 않게 보너스 초록 버섯을 그냥 놓쳐버리기도 하고, 게임이 영 재미도 없었고, 잘 풀리지도 않았다. 풀리지 않는 게임과 울렁이는 머리에 계속 울컥 울컥이다 닌텐도를 꺼버리고 멍하니 침대에 앉아 벽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11시가 넘어 술 기운이 잔뜩 퍼진 봉봉이 들어왔고. 봉봉은 내가 참 좋아하는 '나의 뒷통수를 손으로 쓰다듬기'를 몇번이고 해주었다. 아마도 요즘 대체로 우울해하고 멍해있는 나를 위로해주겠다는 손길이었으리라.. 헌데 나는 자꾸만 울컥거리고,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고, 코끝이 찡해오고, 눈이 뜨거워져오는 것.
참다참다 잠이 든 봉봉을 옆에 두고 왜 이러는지도 모르게 눈물을 와락 쏟아내버렸다. 혹여라도 옆에 누워있는 봉봉에게 들킬새라 하품하는 척, 코푸는 척 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냈는데 그걸 봉봉이 눈치를 챘는지 오늘 오전 내 계속 내 안부를 묻는다. '무슨일 있어?', '어제 왜 울었어?', '힘든일 있어?', '여행 다녀올래?'... 이런 말들에 난 또 울컥거리고..
울컥병에 걸렸나보다. 뭐 인생사 늘 좋은일만 있는것도 아니고, 늘 조금씩의 고민들이야 의식을 하던 안하던 품고 있는 건 당연한건데, 딱히 울컥할 일이 있는것도 아니건만 이러는건 분명 병. 혹은 나도 모르게 내 생체리듬과 신경계들이 20대의 마지막 달을 못내 아쉬워해 우울한 기운이 번지는 호르몬을 내뿜고 있는건지도 모를테고...
아, 우울함을 벗어나야 이 두통도 사라질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 우울함을 떨쳐낼수 있을꼬...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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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포함해 집안에 쓰레기통이라곤 베란다에 있는 종량제쓰레기통이 전부인 우리집. 덕분에 화장실에서 한 줌씩 나오는 머리카락이며 휴지들은 늘 변기에 버리곤 했는데 그게 탈이 되었는가 보다. 얼마전부터 변기가 시원찮더니 주말엔 완전히 막혀버렸다.
펌프질을 마구 해대도 꼬록꼬록 거리며 기운을 못차리는 변기 덕분에 기술자를 부르려했으나 12만원이나 하는 출장+수리비에 식겁을 하고는 여관을 운영하며 변기 뚫기가 생활화된 봉봉 친구의 조언을 구해 변기 뚫는 기구를 인터넷으로 구입을 해두었다. 우리같은 집들이 많은지 '변기 뻥 기구' 구입 문의가 상당히 많았는데 그 중 너무 웃겨 신나는 웃음을 한바탕 안겨준 문의가 있었는데 '얼굴이 노랗게 떴어요. 괴로워요.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총알배송 좀 해주세요.' 여튼 고놈의 변기 때문에 주말에 놀러온 친구들에게는 '화장실 큰 볼일은 보고와라.'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고 나와 봉봉은 혹시라도 화장실이 가고싶어질까봐 까페에 나가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후는 그럭저럭 버티었으니 저녁과 다음날 아침이 문제였다.특히나 '시도때도 없는 장들의 반란'에 출근 시간에도 간간히 애를 먹이는 봉봉때문에라도 화장실을 해결해야만 했기에 피난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집에 들어가 고스돕을 치고, 돈을 딴 봉봉이 사온 떡볶이를 안주삼아 소주를 한병 나누어 먹고는 저녁 8시가 넘어 어머님댁으로 짐을 싸 올라갔다. 츄리닝 차림에 양손엔 책이며 출근할때 입을 옷이며 코트를, 발엔 구두를 신고 어머님댁으로 피난을 떠났다. 변기때문에 피난을 떠났다.
피난처는 참 좋았더랬다. 보일러냐고 어쩌다 한번 트는 우리집과는 달리 적당히 따뜻함을 품고 있었고, 간만에 집에 계신 아주버님께서 BBQ 치킨을 시켜주셨으며, 아주버님께서 선물받은 와인도 2병이나 챙길 수 있었고, 어머님께 호호호 거리며 내 사랑 우엉/연근 조림과 봉봉 사랑 무말랭이 무침 반찬도 예약해놨으며, 아침엔 따끈한 곰국에 밥 말아 먹고 든든하게 출근할 수 있었으니 어찌 아니 좋겠는가!!!! 변기때문에 떠났던 피난이었지만, 앞으로 가끔 피난을 좀 떠나줘야겠다....싶다.
아우...그나저나 변기 막힌거 어떻게해! 어떻게해! 아우 내가 앞으론 머리카락을 집어 넣나 봐라!!! 아우아우!! 제발 배송비까지 물며 구입한 그 녀석이 우리집 변기를 뻥하고~ 뚫어주기를 바랄뿐이다. 제....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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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집에 가면 반짝반짝 청소와 빨래와 설거지와 쓰레기정리들이 싸악 되있고, 식탁위에 싱싱한 샐러드와 잘 삶아진 파스타 한접시 차려져 있게 해주세요. 뚝딱
두울 집에가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이것저것 꼼지락 거리며 CD 20장을 몽땅 다 들은 시간이 딱 9시면 좋겠어요. 뚝딱
세엣 건조해 불편한 머리카락과 콧속과 입술을 좀 촉촉하게 만들어주세요.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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