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 두통을 끌어 않고 침대에 누워 오랜만에 슈퍼마리오 게임을 했다. 설거지며 청소며 빨래며 할일들이 많이 밀려있었다만 만사 귀찮았고, 머리도 아픈데 뭘 하냐 싶어 침대에 누워 게임을 했다. 헌데 게임을 하는데 마음이 계속 울컥거렸다. 평소답지 않게 나의 마리오가 오리에게 당해 게임이 끝나버리기도 하고, 평소답지 않게 보너스 초록 버섯을 그냥 놓쳐버리기도 하고, 게임이 영 재미도 없었고, 잘 풀리지도 않았다. 풀리지 않는 게임과 울렁이는 머리에 계속 울컥 울컥이다 닌텐도를 꺼버리고 멍하니 침대에 앉아 벽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11시가 넘어 술 기운이 잔뜩 퍼진 봉봉이 들어왔고. 봉봉은 내가 참 좋아하는 '나의 뒷통수를 손으로 쓰다듬기'를 몇번이고 해주었다. 아마도 요즘 대체로 우울해하고 멍해있는 나를 위로해주겠다는 손길이었으리라.. 헌데 나는 자꾸만 울컥거리고,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고, 코끝이 찡해오고, 눈이 뜨거워져오는 것.
참다참다 잠이 든 봉봉을 옆에 두고 왜 이러는지도 모르게 눈물을 와락 쏟아내버렸다. 혹여라도 옆에 누워있는 봉봉에게 들킬새라 하품하는 척, 코푸는 척 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냈는데 그걸 봉봉이 눈치를 챘는지 오늘 오전 내 계속 내 안부를 묻는다. '무슨일 있어?', '어제 왜 울었어?', '힘든일 있어?', '여행 다녀올래?'... 이런 말들에 난 또 울컥거리고..
울컥병에 걸렸나보다. 뭐 인생사 늘 좋은일만 있는것도 아니고, 늘 조금씩의 고민들이야 의식을 하던 안하던 품고 있는 건 당연한건데, 딱히 울컥할 일이 있는것도 아니건만 이러는건 분명 병. 혹은 나도 모르게 내 생체리듬과 신경계들이 20대의 마지막 달을 못내 아쉬워해 우울한 기운이 번지는 호르몬을 내뿜고 있는건지도 모를테고...
아, 우울함을 벗어나야 이 두통도 사라질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 우울함을 떨쳐낼수 있을꼬...ㅠ_ㅠ